반포한강공원

오랜만에 맥주 후기를 쓴다. 한동안 맥주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만원에 구스 IPA 4캔에 전용잔을 1개 준다고 해서, 컵을 산다는 생각으로 구입해봤다.

대부분의 술이 그렇듯이, 각 주류 브랜드마다 제품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전용잔을 개발했으며, 술 맛을 좌우하는데 있어 술 자체의 맛은 물론이거니와 온도 그리고 전용 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아래와 같이 패키지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간단히 평을 하자면 매우 맛있는 맥주이다. 블랑의 가벼운 향과는 다른 달콤한 향을 느낄 수 있으며, 예전에 판매되던 클라우드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단맛과 요즘 판매되는 테라에서 느껴지는 단맛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구스 IPA역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몇몇 IPA의 경우, 독특한 향이 너무 강하거나, 여운이 길게 남아 한국 음식에는 맞지 않는다는 평도 있으나, 구스 IPA는 IPA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아주 적절한 향과 맛을 보여주고 있다.

전용잔은 아래와 같이 생겼다. 아일랜드 맥주라고 생각했는데, 시카고에 있는 구스 아일랜드에서 만들어진 미국 맥주다...미국하니까 예전에 텍사스에 있는 양조장 투어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전용잔이 그렇듯이, 맥주 한캔에 있는 맥주를 모두 따를수는 없는데, 개인적으로 IPA를 맛있는 먹는 방법은, 우선 라거 따르듯이 컵을 약간 기울여 3/4 정도 채운 후에 한 모금 마시고, 캔에 남아 있는 맥주를 좌우로 잘 흔들어 바닥의 침전물을 최대한 섞이게 한 후, 컵에 마져 따라 먹는 것이다.

아래와 같이 맥주 색은 옅은 갈색을 띠고 있으며, 거품도 잘 생성된다. IPA 방식의 맥주는 호프집이 500ml잔과는 다르게, 병의 지름이 크지가 않는데, 이런 모양을 가지고 있어야 IPA 특유의 향을 잘 가둬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 사진을 보자. 같은 맥주이고 동일한 방식으로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전용 잔에 담긴 구스 IPA의 거품이 더 촘촘한 것을 알 수 있으며, 당연하게도 거품 아래에 IPA의 향이 잘 담기게 되어 한 입 마셨을 때 비로소 입 안에서 IPA의 향이 퍼지는 것이다. (물론 코로 맡아봐도 두 컵에서 느껴지는 향이 다르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둘 다 투명한 컵인데,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전용 잔에서는 좀 더 맛있는 색을 보여준다. 누구에게 추천해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IPA로, 이번 주말에 또 사러 가야겠다..(너무 칭찬만 한거 같은데...테라도 좋은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