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경복궁 무료 관람을 마치고, 광장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가 오려는지 경복궁 문을 벗어나면서 현대미술관 맞은편에서 마주치게 된 고온 다습한 공기는 저녁 온도에 맞춰서 세팅한 복장이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중간에 헌법재판소 옆에 있는 랜디스 도넛에서 도넛과 아아를 먹으려는 계획이었으나, 입구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한체로, 인도 한켠을 가득 점령한 대기줄을 확인하고는 머리속에 약 3초 정도의 고민과 함께 익선동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익선동에는 핫한 가게가 정말 많지만, 내 머리속은 온통 도넛뿐이고, 그렇게 찾아가게된 도넛정수.

처음에는 도넛가게인지 모르고 지나쳤다가, 가게 앞에 작은 정원이 있는데 아이들이 물고기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우연찮게 들어가게 된 곳이다. 이곳이 유명한 곳인지도 들어가고 난 후에 알게 되었다.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에어컨의 냉기가 느껴졌다. 외부도 그렇고 내부도 매우 멋지게 꾸며져 있으나,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은 아주아주 불편했고, 올라오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이 계단 왼편과 오른편이 나누어서 움직이기 힘들만큼 좁은 공간으로 이루어져있다. 매우매우 조심해서 이동해야 한다. 따라서 무릎에 통증이 있거나 거동에 불편함이 있는 분들에게는 1층에 있는 테이블 2개 밖에 추천할수가 없는 장소이다.

그리고 이런 불편함은 직원들에게도 전달이 됐는지, 자리를 찾기 위해 올라간 2층에는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접시들이 널부러져있고 군데군데 치워져있지 않았다. 사용자의 양심에 맡기는 시스템이라고 해야할까? (혹시 먹고 난 후에 1층으로 접시들을 가져다 줘야 하는건가.....) 내가 앉아 있는 동안 2층에 직원이 한번도 안올라왔다.

좌식과 입식이 골고루 섞여 있었기 때문에, 복장에 따라 선호하는 좌석의 위치가 충분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2층에는 화장실도 남/녀가 분리되어 있다. 테이블 간격이 넓직하기 때문에 공간이 주는 쾌적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어떤걸 먹을까 고민했으나, 시그니처 메뉴는 건너뛰고 다른 가게에서도 있을법한 도넛2개를 골랐다. 딸기 도넛과 초코 바나나. 눈에 보이는 모습에서 상상할 수 있는 그런맛이다. 바나나처럼 생긴것은 잘 구운 마쉬멜로다.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양이 좀 적었지만, 괜찮았다.

내가 먹은 도넛 말고도 1층에 다른 도넛들도 많이 팔던데, 왠지 남들과 다른 메뉴로 먹어보고 싶었다.

찾아가기가 쉽지는 않은데, 그래도 발견하게 된다면 한번쯤 먹어볼만한 도넛가게이다. 물론 자리부터 잡고 말이다. 2명이 왔다면, 한명은 2층부터 올라가서 자리를 잡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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