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가면, 고급화를 지향하는 막걸리가 몇종류 있다. 운좋게도 우리 동네에는 3가지가 있는데, 복순도가는 먹어봤고, 이화백주는 아직 안먹어 봤고, 마지막으로 오늘 소개할 포천 이동 막걸리의 프리미엄 버전인 담은 막걸리가 있다.
원래 가격에 사먹기는 쉽지 않고(막걸리를 만원이나 주고 사먹어? 이런 막연한 심리적 저항감이 있다), 전통주의 시장 점유율이 10%가 되지 않는 데는 이런 심리적 저항도 어느정도 한몫하고 있을텐데, 이런건 마케팅 담당자들의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본다. 마트 와인 코너에 가보자. 2만원, 3만원 정도의 와인은, 와인의 세계에서는 저렴한 가격이다. 가성비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가격이다. 그러나 2~3만원 대의 와인을 고를때, 저렴한 와인이라고 생각하고 고르지는 않을것이다. 오히려 그정도 가격대의 와인을 특별한 날이라고, 기념일이라고 해서 먹는다.
그러나 막걸리의 세계에서는 만원이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막걸리 중에는 최고급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복순도가, 이화백주, 담은을 고를때, 특별한 날 또는 기념일이라고 선택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전통주를 아끼는 사람으로써 참으로 아쉽다.
아무튼. 오늘 소개할 막걸리는 담은이다. 유통기한 대략 한달 정도인데, 유통기한이 2일인가 남았다고 50 퍼센트 할인 하길래, 이때다 싶어서 바로 사왔다.
일단 포장을 보자.
포장은 매우 만족 스럽다. 왜냐? 막걸리 자주 먹는 분들은 아마 알 수 있을텐데, 막걸리의 특성상? 막걸리 통을 집는 순간 대부분의 경우에 끈적거림이 느껴진다. 근데 이건 위에서 아래로 비닐을 씌어놔서 말끔한 기분으로 통을 잡을 수 있다. 주둥이에 줄 묶어 놓은게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손의 끈적거림을 막아줘서 마음에 든다는 거다. 이건 막걸리를 유통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
원재료명 및 함량
생탁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정제수, 쌀(국내산), 입국, 효모, 기타과당, 정제효소제로 아스파탐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기타과당으로 단맛을 낸다.
맛과 특징
일단 요청 드리고 싶은 것은, 먹기 전에 상당히 잘 섞으셔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도면 됐겠지?라는 것보다 조금 더 섞어야한다. 내가 유통기한 2일만 남겨놓은 막걸리로 골라와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일단 탄산이 거의 없었다. 좀 과장 섞어 말하면 아주 걸죽한 유산균 음료를 먹는 느낌이었다. 질감은 마치 우유에 미숫가루를 아주 걸죽하게 탄 느낌으로, 목 넘김이 매우 부드러웠지만 덕분에 산뜻한 느낌은 아니었다. 위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흔들기 전에 막걸리통은 분명히 투명인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아래의 사진과 같이 흔들고 난 후에는 아주 뽀얀 하얀 가루 같은 것이 통안에 달라붙어서 흐르고 있으며, 잔에 막걸리를 따르고 난 이후에도 막걸리 통벽안쪽에 오랫동안 남았다.
주변에 소개를 했는데, 일단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다. 즉, 무난한 형태의 막걸리, 대중적인 전통 안주와의 궁합도 쉽사리 떠오르진 않는다. 왜냐하면, 많이 달고, 탄산이 없으니 안주의 맛을 막걸리가 삼켜버린다. 그러나 아주 매운 안주들과는 소방수 역할로 매우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복순도가의 경우 신맛이 단맛보다 더 많이 느껴졌는데, 담은 막걸리는 신맛은 거의 없고, 단맛이 대부분이고, 복순도가보다 더 걸죽하고, 탄산도 더 적다.
아쉽지만, 다음에 또 사먹을 것 같지는않다. 유통기한이라하면, 유통기한 내에는 동일한 품질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갓 만들어진 담은 역시 비슷한 맛일거라고 본다. (물론 나는 날짜 별로 막걸리 맛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느린마을처럼 맛이 변할 수 있음을 광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일한 맛을 낼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담은 역시 유통기한 초반과 마지막에 맛이 달라진다면, 달라진다고 광고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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