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아이들과 킥보드를 타고 동네를 산책중이었다.

인도의 경우 대부분 평탄화 작업도 했고, 자전거길 위주로 다녀서 평상시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횡당보도 끝에 푹 파여서 벽돌이 깨져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건너다가 아이가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아이가 울길래 얼굴을 좀 봤더니, 멀쩡했는데 한 5초? 10초가 지났을까 무슨 영화속 특수분장한 피부에서 피가 나는것처럼,

이마에서 피가 계속 흐르기 시작했다.

 

일단 휴지를 꺼내서 상처부위를 좀 눌러주고 (비비면 안된다), 살짝 봤는데 움푹파였다.

그냥 넘어져서 무릎에 상처가 생기는 수준은 아닌것 같다고 판단하고, 바로 택시를 불러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 접수를 하면, 일단 선조치로 간호사들이 상처부위를 깨끗히 닦아내고 간단히 드레싱을 해준다.

그리고나서 외상이냐, 내상이냐, 등등 질병의 종류에 따라 대기를 하게했다. 

 

응급실 당직의사를 보기까지 대기가 길어지면서 간호사한테 이후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는거냐 물어봤다.

간호사 : 아마도 상처를 봉합해야 할것 같다. 성

형외과적 봉합은 아니고, 응급의학 의사가 봉합해 줄거다. 또한 아이가 움직일 수 있으니, 전신 마취를 할 것이다.

나 : 일단 알겠다.

 

그리고 빠르게 인터넷을 검색했다.

성형외과적 봉합은 말그대로 성형외과 전문의가 봉합을 해주는것이다. 아 좀 더 이쁘게 되긴하겠구나....

응급실은 말 그대로 사람을 살리는 곳이다. 따라서 빠르게 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날도 응급실에 대기 환자가 어마어마했다....

 

나 : 혹시 다른 사람들은 이럴때 보통 어떻게 하느냐?

간호사 :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인 열린 상처를 24시간 이내만 봉합을 하면 예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얼굴 상처라서 어떤 사람들은 성형외과로 가기도 한다. 보호자의 선택에 달렸다....

 

1시간 정도를 추가 대기 했는데, 인터넷으로 전신마취와 부분마취의 후유증,

그리고 아이들 찢어진 상처 위주로 성형외과 진료를 하는 병원을 검색했다.

 

서울권에는 한 곳. 경기권에는 경기 남부 수원에 성형외과 하나가 검색되었다.

후기를 대략 살펴보고도 결정을 하지 못해서, 의사의 말을 한번 들어보고 난 후 최종 결정 하기로 했다.

 

드디어 의사를 만났는데, 거의 간호사와 비슷한 이야기를 해줬다. 응급실 의사가 상처를 꿰멜거고, 전신마취 할거고,

흉터 관리 때문에 성형외과를 선호하는 보호자들도 있다 등등...

 

그래서 수원에 있는 성형외과로 가기로 최종 결정하고, 이마에 붕대를 감은체 병원을 나왔다.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으로 출발했다.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연차를 쓰고 9시반?인가 도착했는데, 여기는 일단 시스템이 예약제다.

그러나 응급하게 수술해야하는 환자가 있으면 중간에 끼워준다.

 

간호사들이 이상하리만큼 친절했다. 억지로 웃는 얼굴이 아님..사람 잘구한것 같아요 의사 선생님....

그리고 얼굴 상처를 꿰매야 하는, 이미 꿰맨 아이들이 진짜 계속 울고 있었다. ㄷㄷ..

아직 우리애는 상황 파악못함....진짜 아수라장인데, 평정심을 유지하는 그들...월급 많이 주셔야겠습니다..

(병원이 생각보다 작은데, 사람은 넘치다 못해 밖으로까지 이어져있다. 아이들과 적당한 타협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가능하면 24시간을 넘지 말라고 했는데, 다행히 4시간?정도 대기하고 (그러니 대략 상처난 이후 20시간 정도 되서..)

이마에 난 상처를 봉합했다. 물론 중간에 다른 처치실에 들어가서, 상처를 봉합할지, 단순 관리만 할지 구분하는 시간을 짧게 갖는다.

 

커다란 밴드로 아이를 묶고, 보호자랑 간호가 아이를 붙잡고, 상처 주변을 빠르게 부분 마취를 하고, 상처 봉합을 진행했다.

10분 이내였던것 같다. 물론 마취주사가 당연히 아프고, 바늘이 왔다갔다 하니 아이들은 패닉에 빠진다.

그래도 무사히 잘 견뎠다.

 

상처 봉합 후 실밥에는 하루나 이틀 정도는 절대로 물이 닿으면 안된다고 했다.

(아닌가 실밥 풀기 전까지였나....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실밥을 풀기전까지는 거의 매일 예약을 하고 병원에 가서 소독을 하고 상태를 확인했다. 

일주일 뒤에 실밥을 풀고 아래와 같은 연고와 밴드를 받았다. 

 

아래 상처 부위를 보면, 빨갛게 색이 변했는데, 이건 짧게는 6개월 정도가 지나야 일반 피부색과 비슷하게 변한다고 했다.

아래는 대략 3주차 정도 됐을때 찍은 사진 같다. 상처 모양이 균일하지가 않은데, 그래서 상처가 일부 남을 수도 있다고 했다. 

위에는 잘때 붙이는 피부재생밴드?인데, 이 위에 일반 밴드를 덮어 살짝 감싸주면 된다.

접착력이 떨어질때까지 사용하면 된다는데, 나는 대략 일주일에 한번정도를 새걸로 바꿔서 붙여준다.

아래 연고는 아이가 깨어있을때 상처에 발라주고, 그 위를 일반 밴드로 덮어주면 된다. 즉, 아침부터 자기전까지 사용한다.

아침에 한번 발라주고, 점심 먹고 한번 더 발라주고 있다.

만약 밴드 때문에 피부가 상하면, 며칠 정도는 쉬어가도 좋지만, 상처가 직접적으로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선크림을 얇게 발라주라고 했다.

선크림은 다른 병원에서 샘플로 받았던것 같은데..어디것인지 기억이 안난다..

상처가 어느정도 마무리 되면, 별도의 흉터 관리를 한다고 하는데, 그건 그때 가서 다시 확인해 보려고 한다.

 

치료 비용과 관련해서 간단히 적어보면,

일단 내가 방문한 곳에서 발생한 치료 비용은 대부분 보험이 적용되서 부담되지는 않았고, 나중에 실밥 풀고 나서 받은 연고와 밴드가 비쌌는데, 다행히도 내가 들어놓은 실비에는 일부 적용이 되서 꽤 돌려 받을 수 있었다. 병원에 스카에프엑스 연고와 스카클리닉 메디터치에 대해 실비 적용여부를 물어보면, 보험사마다 다르다고 안내를 해주던데 실비 적용 안되면 대략 10만원 정도를 내야하는 것으로 기억한다.

 

아래는 내가 방문한 수원 영통역에 위치한 명성형외과 가는 길이다. 

병원이 생각보다 많이 붐비니까, 가능한 일찍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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