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리뷰는 왠만해서는 안쓰는데, 워낙 맛집 소개가 많기도 하고, 다들 성의있게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덕에, 나처럼 대충 찍은 사진은 설자리가 없다. 아주 간혹 리뷰를 올린다면, 그 당시에는 맛있게 먹었다는 뜻이다. 이 집은 맛집이다.

 

이런저런 볼일보러, 용산역쪽에 1년에 네번정도는 방문하는것 같다. 용산역에 갈때마다 끼니 걱정이 늘 앞섰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아이파크몰의 식당가에서 해결하곤했다. 분명히 이주변에 회사들이 많은데, 이사람들은 어디서 먹을까 고민을 좀 하다가 몇군데 발견하게 된곳중에 하나가 바로 이곳!

 

명품원조한방왕족발 용산본점이다. 신용산역 5번출구로 나간다면, 횡단보도도 건널필요가 없다. 그 동네 건물들이 주로 주상복합이라 아주 번쩍거리는데, 족발가게는 90년대 지어진 상가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갖고 있으니, 일단 심리적 진입 장벽이 매우 낮은 편이다. 안심해도 좋다.

다음 평점 4.9점으로 왠만해서는 호라는 뜻이겠지.

 

맛집 선호도에서 평점을 주자면, 아주 맛있고 비싼집, 맛있고 적당한 가격, 맛있고 저렴한 가격 중에, 개인적으로 이 집은 맛있고 저렴한 가격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매장에서 바로 먹고 싶었는데, 집에서 기다리는 분들이 계셔서 포장 주문을 했고,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받아갈 수 있었다. 2층까지 있다고는 하는데, 일단 1층 내부 메뉴판 사진만 찍어봤다. 이른 퇴근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있어서 테이블 사진은 못찍었다. 

 

아래 메뉴를 보면, 족발 대자와 중자가 4천원 차이밖에 안나는데, 서빙하는 아주머니가 중자도 양이 괜찮다고 해서 일단 포장을 해왔다. 다행히도 메인 음식들의 원산지는 국내산이다.

포장된 모습을 보자. 아주 정갈하게 담겨있다. 

마늘과 고추가 없다고? 아니다. 상추 밑에 적당량이 깔려있다. 내 입에 고추는 약간 매웠다. 부추는 간장 양념이 바닥에 깔려있으니 잘 비벼서 먹으면 되고, 쌈장과 새우젓, 그리고 양념범벅의 김치가 있다. 김치는 익었다기 보다는 양념으로 인한 강한맛을 내뿜고 있었는데, 이건 어느동네 김치 특징인지 잘모르겠지만, 족발과의 궁합이 괜찮았다. 

매운콩나물냉국도 별도로 포장해준다. 첫맛은 심심한데, 끝맛은 맵다. 국물담긴 통의 크기가 상추 담긴 그릇과 비슷한 크기다. 

족발을 좀 더 자세히 보자. 과장 조금 보태서, 요 1,2년 사이에 먹었던 족발중에 가장 맛있었다. (그 이전에 먹었던 족발맛은 기억이 안난다) 중자의 양은 다른집 대자보다 아주아주 약간 적은 수준이다. 육질은 매우 부드럽고, 족발 이름에 한방이 붙었지만, 한방향이 많이 느껴지진 않았다. 비계와 순살의 비율이 적당한 수준이었다.

재방문의사 100%이다. 매운족발, 마늘족발도 팔던데, 오리지날 족발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다음번 방문에는 어떤 족발을 먹을지 고민이 좀 될 것 같다.

2층 좌석이 얼마나 크고 넓을지는 모르겠는데, 1층 기준으로 3인 단위 소규모 회식장소로 매우 적당해보였다. 둘이가서 중자 하나 시키고, 소주 각1병씩 먹으면 딱일듯.. 

국립중앙박물관을 열심히 구경하고 나면, 슬슬 배가 고파진다. 이태원이 가까운 만큼, 이주변에도 왠지 동네에 없는 숨은 맛집이 있을까 싶어서 열심히 검색을 해본다. 블로그들을 살펴보니, 박물관 건너편인 이촌역 주변의 이촌종합 시장쪽에 먹을 곳이 좀 있는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촌종합시장 가기

국립중앙박물관과 이촌역을 사이에 두고, 횡당보도가 많지 않다. 따라서 국립중앙박물관 입구 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서 지하로 들어가 이촌역 방향의 3-1번 출구로 나가는 것이 가장 빠른길이다. 다른 모험은 하지 말자. 4번 출구와 5번 출구 쪽에서 이촌종합시장을 가는 방향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으므로,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분들이라면 내가 말한 코스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이 쾌적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맛집 찾기

국립중앙박물관 맛집으로 검색해보면, 대표적으로 르미야, 르번미등이 나오는데, 대부분 업체로 부터 제공된 음식에 대한 후기가 다분했다. 광고가 너무 많았고, 바로 붙어 있는 가게였지만 오늘따라 베트남 음식이 땡겼기 때문에 속는셈치고 르번미로 선택했다.

르번미 후기

르번미 후기에 앞서, 이곳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주차가 금지된다. 오늘도 경찰차가 와서 시청에 신고하고 갔다. 따라서 왠만하면 박물관에 주차해놓고, 걸어서 이곳까지 오도록하자. 슬금슬금 걸어도 20분이면 충분하다. 예약은 매장 입구에 있는 기계(테이블링?)에 등록을 하면 순서에 맞게 불러주고, 대기가 몇팀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가게는 여섯팀정도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며, 내 기억으로는 (4명, 2명, 4명) x 2열로 테이블 배치가 됐던 것 같다. 메뉴는 대략 만원에서 2만원 사이인데, 성인 1명당 메뉴 1개는 시켜야할 양으로 나온다.

 

오늘 주문한 메뉴는 분레, 콤가, 반미세트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맛있다. 베트남 음식 자체가 기본적으로 달콤한 불고기 소스와 칠리소스 그리고 야채와 고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편이지만, 여기서 먹은 분레는 특히 더 맛있었던 같다.

 

분레는 아래와 같은 비주얼로, 토마토 베이스 국물인데, 보기와는 다르게 뒷맛이 땡겨서, 결국에는 국물까지 다 먹어버렸다. 약간 새콤한데 적당히 맵고, 깊은 맛도 있어서 해장에 좋게 느껴졌다.(가격은 11,500원)

반미세트는 일종의 샌드위치인데, 먹을때 입천장을 조심해야 한다. 같이 주는 크림 소스를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세트이므로 탄산음료 1개가 제공되고, 추가로 감자튀김도 제공되는데 맛탕처럼 달콤한 시럽이 발라져 있어서 맛이 괜찮았다. 맛은 굳이 비교하자면, 옛날에 노량진 길거리에서 팔던 그 핫도그랑 비슷한 맛인데, 뭐 그것보다는 좀 더 고급재료를 쓰지 않았을까? (가격은 10,300원)

콤가는 바베큐 소스와 닭고기로 만든 덮밥으로, 이게 생각보다 괜찮았다. 야채도 풍부하고 전혀 맵지 않아서 누구라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은 맛이다(가격은 10,500원).

블로그 여기저기에 광고가 덕지덕지 붙은 가게 치고는 생각보다 맛있는 집이었다. 르번미로 검색해보니 여기저기 나오는 걸로 봐서는 프렌차이즈로서 맛의 안정감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간만에 베트남 요리 배불리 맛있게 먹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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